싸움은 대체로 쌍방과실. 한쪽만 탓하지 마라.

이란에서 짜는 페르시아 카펫의 한 종류인 가베입니다. 곧 완공을 앞둔 큰 단층집, 저희 동네에서 손꼽히는 부동산 회사 사장님 댁에 깔 현관 매트와 주방 매트로 쓸 물건입니다.
진짜의 맛은 사진으로는 도저히 전해지지 않네요.

진품은 뒷면에 따로 덧댄 천이 없기 때문에, 뒤에도 같은 무늬가 좌우로 뒤집힌 채 그대로 비쳐 나옵니다.

술도 모조품처럼 모서리에 붙여 놓은 것이 아니라, 짜고 있는 실을 그대로 묶은 것이라 이런 모양이 됩니다.
산지인 시라즈는 이란 남서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700킬로미터, 페르시아만에서도 한참 내륙으로 들어간 해발 약 1,500미터의 고원 도시입니다. 그 주변에는 카슈카이족을 비롯한 유목민들이 살면서 양과 염소를 치고, 그 양털로 대대로 가베를 짜 왔습니다. 그래서 가베에 있는 양, 염소, 나무, 사람 같은 무늬는 그저 장식이 아닙니다. 그들이 날마다 보아 온 풍경이고, 가족의 행복과 생명과 풍요를 바라는 마음을 실에 짜 넣은 것입니다.
그 바람을 새로 지은 집의 현관과 주방에 놓습니다.
지금 이란은 전쟁 한복판에 있습니다. 일본에 있으면 총알이 날아오는 것도 아니고, 뉴스를 보면서 대체 언제까지 저러고 있나 하고 생각하는 정도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잘못한 것인가, 이란 정부가 잘못한 것인가. 저도 잘 몰라서 나름대로 알아보았는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적어도 이란만을 악당으로 몰아서 끝날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눈앞의 보도만 보고 있으면, 정작 소중한 것을 잘못 볼지도 모릅니다.
현 이란 외무장관 아락치 씨는 동일본대지진 당시 주일 대사였습니다. 대사관이 총출동해 피해 지역을 돌며 식량을 전하고 따뜻한 밥도 지어 나눴습니다. 2003년 이란 밤에서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일본이 도와준 은혜를 잊지 않았다는, 그 보답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 선이고 어느 쪽이 악인지, 쉽게 정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래도 한쪽 이야기만 듣고 먼 나라와 거기 사는 사람들까지 탓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가베를 짠 사람들도 양을 치고 가족의 행복을 바라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전쟁 때문에 이런 카펫을 두 번 다시 구할 수 없게 된다면, 그것 또한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공사 중인 에보홈의 마지막 주문 주택. Kalsari(칼사리)의 집 외벽 공사가 끝났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완성도라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이번에는 지금까지 해 오지 않았던 공법을 도입했습니다.
경량 모르타르를 바탕으로 하고, 마감재인 아트파레는 일반적인 손 미장이 아니라 여러 크기의 모래를 섞어 전용 에어건으로 뿜어 붙였습니다.
이 단순한 질감은 무기질이면서, 장인이 흙손으로 바른 질감과는 다른 늠름한 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집을 짓는 세대는 손 미장이 아닌 이 느낌을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하고 혼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이쪽 기술이 뿜칠 건의 취급 등 손 미장보다 더 어렵습니다.
거기에 더해 외벽 모서리는 둥글게 마감하고, 창은 외벽보다 뒤로 물려서 미장의 안기라는 기법으로 둥글게 감아 넣었습니다.
에보홈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도라서 두 번 다시 할 일은 없습니다.
마음에 드신 분은 다른 빌더에게 부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의 여러분도 보셨나요.
아이고, 이거…
오랜만에 푹 빠져서 보느라 잠이 부족합니다. 여러분도 꼭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