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에 한 팀. 26년에 111채.

둘째 딸과 오사카 돔에 다녀왔다.
3년 반 만에 집을 지었더니 수명이 2년은 줄었다.
그런데 최애의 성장에 감동하고 신나게 즐겼더니, 수명이 3년 늘었다 (웃음)

BABYMONSTER 첫 돔 공연.
22일, 23일 이틀 동안 9만 명. 데뷔 겨우 2년 5개월 만에 돔을 가득 채웠다. 숫자도 대단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속도가 정말 빠르다.
시작하는 순간 소름이…. 진짜 미쳤다.
앱을 깔고 응원봉과 스마트폰을 연동한 뒤 좌석 번호를 입력하면 응원봉이 주최 측 프로그램대로 알아서 빛난다.
정말 대단한 시대다.
64살. 올팬이지만, 특히 최애는 로라. 고3이다 (웃음)
그나저나 로라의 성장에는 정말 눈물이 났다.
연습생 시절 영상이 흐르고, 그때와 같은 노래를 이번에는 노란 의상을 입고 불렀다.
그때의 그 아이가, 지금 돔 무대 위에서.
64살 아저씨가 돔에서 울었다.
공연을 본 다음 날, 로라는 아빠, 엄마, 남동생과 교토 아라시야마를 관광했다고 한다.
아니 글쎄, 나는 바로 그 근처에서 딸이랑 놀고 있었다.
알았더라면 가 봤을 텐데. 뭐, 가족끼리 보내는 소중한 시간이었을 테니 몰랐던 게 다행이다 (웃음)
일본인 3~4명 중 1명이 오시카쓰(推し活), 즉 덕질을 한다고 한다.
야구, 축구, F1, 프로레슬링, 격투기, 아이돌, 밴드. 대상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내 생각에 덕질이란 스토리를 즐기는 것이 아닐까?
지금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가 더 궁금하다.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그걸 응원하는 것. 역시 그게 덕질의 진짜 즐거움이고, 가장 큰 묘미다.
베몬이라면, BLACKPINK의 전설을 동생 그룹이 집어삼켜 갈지도 모른다.
그런 스토리의 다음 장을 계속 지켜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K팝 소속사를 건축업계에 대입해 보면 재미있을 정도로 딱 들어맞는다.
HYBE는 하우스메이커. 일본에서 말하는 전국 규모의 대형 주택 건설사다.
BTS, SEVENTEEN.
규격화, 대량 생산, 광고선전비는 차원이 다르다. 레이블 자회사라는 지점을 거느리고, 거대한 조직으로 움직인다.
NewJeans 같은 괴물을 배출했고, 통제 불능에 빠지기도 했다.
SM은 대형 종합건설사.
동방신기, 소녀시대, EXO, aespa.
업계의 표준 사양을 만들어 온 노포. 내부 분쟁도 있다 (웃음)
JYP는 설계사무소.
TWICE, Stray Kids.
소장 박진영의 이름으로 판다. 작가성으로 승부한다.
그리고 YG는 에보홈 (웃음)
2NE1에서 BLACKPINK, 그리고 BABYMONSTER로.
7년에 한 팀이라는 속도로 세상에 내보내 왔다.
연습생 단계부터 시간을 들여 철저하게 만들어 낸다. 광고보다 작품으로 승부한다.
그래서 제대로 터졌을 때의 명품다움은, 하우스메이커는 절대 만들 수 없다.
그 하우스메이커 중 하나인 다이와하우스.
신축 단독주택 사업의 전개 지역을 재검토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수주 건축 단가에 최저선(5,000만 엔)을 두고, 부유층으로 타깃을 좁히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물량으로 승부해 온 회사가 손님을 고르기 시작하면, 더 이상 뭘 하는 회사인지 모르겠다.
HYBE의 방식으로 YG의 손님을 잡으러 가도, YG는 될 수 없다.
명품은 파는 방식만 바꿔서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에보홈은 26년에 111채. 1년에 3~5채.
한 채 한 채에 혼을 담는 것밖에 해 오지 않았고, 그것밖에 할 수 없었다.
많이 짓는 방법보다, 눈앞의 한 채를 어떻게 지을 것인가.
그런 느낌..

그 111번째 집, Kalsari(칼사리)의 집 오픈하우스가 무사히 끝났다.
에보홈의 마지막 신축이다.
입장료는 한 가족당 1,000엔.
34,000엔이 모였다. 감사한 마음뿐이다.
전액 규슈 구마모토 지진 이재민 돕기 성금으로 기부한다.
evohome의 evo는 evolution(진화)의 evo.
26년 동안 한 채 한 채 공들여 지어 온, 그 진화의 최종 형태가 Kalsari의 집이었다.
7년에 한 팀의 YG와, 26년에 111채의 에보홈.
규모는 비교도 안 되지만, 해 온 일은 같다고 생각한다.
이로써 나의 신축 인생은 막을 내린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앞으로도 자유롭게 해 나갈 거다.
다시 태어나면, K팝 걸그룹 프로듀스라면 자신 있다 (웃음)
아니, 다음 생까지 기다릴 것도 없다. 혹시 한국 분들 중에 YG에 아는 분이 계시면, 저를 좀 소개해 주세요 (웃음)









